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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어디까지 가봤니? : 5편 - 다시 스플리트언뉴주얼트립 2025. 4. 24. 03:05반응형
어제 아침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집이 최고 만만세를 외치게 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본격적인 부활절 휴일인 일요일. 공항에는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거리에는 사람도 차도 없다.
심통이 날 정도로 우리가 떠나던 날 부터 날씨가 좋았고, 앞으로 한 주간은 크로아티아는 맑을 예정이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공항에서 가까운 스플리트로 돌아왔다.
예약해 둔 호텔이 스플리트에 도착한 날 주차를 하기 위해 왔던 쇼핑몰 근처라 첫 날을 상기할 수 있었다.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모아 둔 포인트로 메리어트 호텔에서 1박을 이용했다.
세배는 더 비싼 힐튼에서 홀대 당하고 돌아와 메리어트의 황송한 서비스를 받으니 눈물이 날 지경.
그래 우리는 고급 힐튼 아니고 이런 평범한 메리어트가 맞았나보다. 하며 남편과 웃는다.
AC hotel Split는 고급 호텔은 아니지만 가격대비 깔끔하고 고층뷰로 한국 사람들에게도 선호도가 좋을 것 같다.스플리트 호텔 전경 메리어트 골드 멤버로 바 바우처와 무료조식권 무료주차권과 룸업그레이드까지 받았다.
이 호텔은 자동차로 올드타운(리가거리)까지도 멀지 않은데다가 근처 Jocker 쇼핑몰에서 쾌적한 식사와 쇼핑도 할 수 있다.
다음번 스플리트에 오면 이곳에서 더 숙박해보리라. 짐을 풀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Jocker쇼핑몰에 갔다.
너무나 익숙한 이 자본주의 편안함이란... 도시의 맛이다.
독일보다는 한국에 더 가까운 쇼핑몰 배치구조가 한국에 온 기분을 들게했다.우리를 위로해 주었던 아시아의 맛 쇼핑몰 제일 윗층에는 푸드코트가 있는데, 이곳에 있는 중식당이 한국인들의 간증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 나도 이제 그만 크로아티아 음식 먹고 싶다.
관광지에서 눈탱이 맞는 기분인 밥값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어마어마한 양이 감동스러웠다.
음식 맛도 좋아서 아시아인을 위로해주는 건 아시아 음식이구나 하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자취 생활하다 엄마집에 가서 밥 먹고 위로 받은 기분이다.
왜 이걸 여행 마지막날 알게 된 것일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첫 날 어리버리 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리가거리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보러 나갔다.
이곳에 왔던 첫날 보다 서너배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고 맑은 날씨 덕에 거리가 빛난다.
올드타운의 핵심은 야자수가 길게 늘어진 리가거리와 디오클레티아누스의 황궁이다.
로마의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스플리트 옆 작은 도시 살로나(현재 솔린지역)에서 태어났다.
은퇴 이후 스플리트에 현재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궁을 지어 말년까지 보냈고, 그의 묘도 궁전 안에 남아있다.
로마 후기 고전 양식을 띈 대리석 아치와 반원형 돔, 기둥의 밑단은 없애고 바로 몸통만 세우는 도리스식과 화려한 장식이 특징인 코린트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궁전이다.
이곳이 황제의 거주지로써 뿐만 아니라 요새와 신전으로 이용되었는데 자신을 신격화 했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이 궁전 내부에 주피터 신전을 따로 지어 두기도 했다.
궁전은 직사각형 형태의 두꺼운 석벽과 네개의 탑으로 보호해 왕의 거주지이자 요새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름다운 대리석 대형 기둥을 보고 있자니 이 황제가 은퇴후에도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자 하는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느껴졌다.
구시가지는 작아서 골목을 몇 번 헤매다 보면 다 볼 수 있다.
골목에는 한치튀김이나 체바피(체바치치)구이 같은 관광객용 요리와 값 비싼 젤라또 가게가 곳곳에 있다.
흐바르에서 먹은 한 젤라토 체인점은 한스쿱에 4.5유로나 해서 목을 잡고 넘어갈 뻔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비싼 젤라또 가게가 시내에서도 여럿 보인걸 보고, 아 호구는 여기저기 어디에든 있겠다. 하는 위로도했다.
황제의 궁전을 더 오래 보고 싶었지만 7세 아이의 투덜거림에 숙소로 후퇴했다.
내가 이곳에 다시 올까. 이 도시에 또 올 수 있을까?하는 마음을 가진 채 돌아선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크로아티아는 조금 불편하고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 많았다.
스플리트 재래시장에서 만난 할머니가 퍼붓던 인종차별적인 행동이나(유럽에서 20년가까이 살아도 여전히 불쾌한 기분)
너무도 당당하게 팁을 요구해대는 식당 서버들.
콧대높았던 호텔 담당자들.
내가 경험했던 것은 이 나라의 일부이고 내가 선택했던 것이 별로 좋은 경험이 아니었을 수 있으니 일반화하긴 어렵다.스플리트 리가거리 하지만 도시에서 경험한 기억은 이후 그곳에 다시 가게될지 아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산을 가진 이 나라. 하지만 나도 모르게 호구가 될까 걱정되어 신경쓰는 나.
크로아티아.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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