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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로아티아 어디까지 가봤니? : 2편 -라벤더, 올리브나무 흐바르섬
    언뉴주얼트립 2025. 4. 1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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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플리트에서 두 시간 배를 타고 들어온 흐바르(Hvar) 섬은 연평균 일조량이 2700시간이상으로 유럽에서 가장 햇빛을 많이 받는 장소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터전을 잡았고 이후에 로마, 베네치아 공화국,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받아 문화가 뒤섞여 오묘하다 못해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 내는 곳입니다.
    시간과 역사가 퇴적되어 이루어진 섬 흐바르에서는 섬세한 석조 조각과 좁고 세로로 긴 창문이 특징인 베네치아 고딕 양식과 대칭적인 구조와 반원형 창문이 특징인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을 한 공간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흐바르 타운 중심에는 수 천년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아 맨질맨질 해진 석회암 길과 그곳에 우아한 자태로 있는 성 스테판 대성당을 마주하게 됩니다. 

    성 스테판 대성당이 있는 광장

    크로아티아에는 700개가 넘는 섬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50여개의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고 그 중 관광객이 머물다 가는 섬이 많지 않습니다. 
    개중에서 흐바르는 규모도 크고 주변의 작은 섬에 갈 수있는 배가 많은 편이라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네요.
    저 역시 결국 흐바르 섬을 선택했던 이유도 편리성 때문이었습니다. 가고 싶었던 쉬베닉 근처 섬에는 자동차를 가져갈 수 없었기에 포기했고 비교적 정보가 많은 흐바르로 선택했습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긴 이동을 한터라 두 시간의 페리 여정이 몹시 피곤했습니다.
    풍경 사진이 단 한장도 없었다는 건 그만큼 고달픈 시간을 보냈다는 의미 아닐까 싶네요.
    스타리그라드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꽤 초라한 모습에 한껏 부푼 마음이 쪼그라들어 실망했지만
    흐바르 타운으로 들어와서 모든것이 도로 채워졌습니다.

    흐바르 다운타운


    4월은 여행 시즌이 아닙니다.
    특히 바다가 있는 곳은 말이죠.
    이곳의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6월이 되어야 라벤더가 넘실거리는 보라색 들판을 볼 수 있고, 올리브 나무의 열매들이 채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비록 바다 수영도 못하고, 비와 바람이 부는 날씨가 갑작스레 찾아오는 변덕스러운 날씨이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움은 감춰지지 않습니다.

    저희 가족은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취향이지만 아직 비수기인 여행지에서는 숙소 선택이 넓지 않아 오랜만에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습니다.
    (여행 와서 요리해 먹는 게 제일 힘들어요.)
    부활절 방학 기간이기에 흐바르에 있는 몇 안 되는 리조트는 예약이 이미 찼고 호텔은 시설에 비해 값이 너무 비쌌기에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에 아파트먼트 숙소를 잡았습니다.
    '팬트하우스'라 부르는 꼭대기 층 발코니에서 몸을 돌리면 저 멀리 바다가 보여요. 


    비수기라 적은 돈으로도 호사를 부릴 수 있습니다.
    차 한대가 겨우 다닐만한 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와 인사도 나누고
    사람 인기척에 꿈쩍도 하지 않는 고양이들과도 말동무 하며 동네 산책을 합니다.

    광장에 가면 아주 맛있는 커피집이 있습니다.
    OASIS라는 이름과 썩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커피는 맛있습니다.
    특히 피스타치오 크루와상 강력 추천합니다.
    저희는 매일 오전 장보러 나가서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이 좋았습니다. 마치 이 섬에 오래도록 살고 있는 기분이었죠.

    흐바르 오아시스 카페 - 피스타치오 강추

    동네 해변가에만 가도 카메라가 쉬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이 아름다운 섬에서도 예쁜 해변이 따로 있다고 하니 섬에 머무는 날 중 가장 따뜻한 날 다녀왔습니다.
    해변 이름은 'Pokonji dol Beach'
    산을 넘어 트레킹을 해서 갈 수 있고 자동차 혹은 해변 도로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페리 선착장에서 도보로 25분 정도 걸린다고 나오네요.)


    작은 만에 만들어진 이 평화로운 해변에는 사람들이 햇살을 맞으며 태닝을 하고 몇몇은 수영도 합니다.


    물에 발만 담궈도 으악~ 하는 신음소리가 나오는 물 온도이지만 분명, 서양인의 살갗은 한국인과 다른 지방층을 가진 게 틀림없나 봅니다.
    어떻게 이런 날씨에 바다 수영을 할 수 있을까요.

    흐바르 섬 해변은 모두 큰 자갈돌로 되어 있어서 신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맨발로는 겨우 1-2분을 걸을 수 없을 만큼 진한 통증이 몰려오니, 해변에 간다면 반드시 샌들은 필수 입니다.

    잠시 다녀오려던 계획은 틀어지고 바다에서 5시간이나 놀다 돌아와 샤워를 하고 크로아티아 Pan 맥주를 마시며 넷플릭스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게 기쁨이고 행복이죠.

    크로아티아 맥주 추천


    흐바르에 오면 꼭 봐야 한다는 스파뇰라 요새도, 프란체스코 수도원도 못 봤지만 그래도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뭐, 꼭 가까이 가서 봐야 할까요. 
    광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바라본 성 스테판 대성당만으로도 흐바르 섬에서 해야 할 것은 다 한 기분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섬에서 5박을 하고 떠나 다시 육지로 갑니다.
    목적지는 자다르 옆 쉬베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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